입원 환자에서 심장 및 신장 이상을 동반하는 경우는 비교적 흔하게 볼 수 있으며 매우 다양한 임상양상을 보인다 . 일반적으로 단일기관(single organ) 이상에 비하여 이환 율과 사망률이 매우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나 통일된 명명 및 진단, 분류법의 부재로 인해 심장 신장 동반이상의 역학이 잘 알려지지 않았음은 물론 체계적인 연구를 통한 병인 기전의 이해 및 진단 치료법의 개발이 지연되어 왔다. 이에 acute dialysis quality initiative의 지원을 받아 각 분야의 전문가들의 합의 회의를 거쳐 공식적으로 심장과 신장 동반이상 의 진단 및 분류법이 발표되었다.
일반적으로 심신증후군(cardiorenal syndrome)은 심장 이상에 의해 이차적으로 신장의 이상이 발생하는 경우를 말하지만 심장-신장의 상호관계는 양방향성을 가진다. 따라서 일차적으로 발병한 기관을 중심으로 심신(cardiorenal) 혹은 신심 (renocardial) 증후군으로 나누고 각각을 다시 발병시기를 기준으로 급성(acute) 혹은 만성(chronic)으로 분류하였으며 마 지막으로 제5형 심신증후군은 전신 질환이 원인이 되어 이차적으로 심장과 신장의 동반이상이 발생한 경우로 정의하였다.
1. 제1형 심신증후군
심장 기능의 급격한 이상이 급성 신손상(acute kidney injury)의 발생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급성 비대상성 심부전 (acute decompensated heart failure) 혹은 급성 관상동맥증후군 (acute coronary syndrome) 환자가 입원 당시 혹은 치료 과정 중에 신장 기능의 악화가 발생하는 경우이다. 제1형 심신증후군의 발생기전으로는 우선 심박출량의 저하 및 동반된 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계, 교감신경계의 활성에 의한 신장관류압의 저하가 주된 역할을 하지만, 이외에도 중심 정맥압 증가로 나타나는 전신적 울혈(systemic congestion)로 인한 신장정맥울혈 및 이에 동반된 신장 간질 압력(intersititial pressure)의 상승에 의해서도 사구체 여과율이 감소될 수 있다. 혈역학적 이상 소견 외에도 산화 스트레스, 전신적 염증 반응 및 내피세포 기능 부전 등도 제1형 심신증 후군의 발생에 기여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심박출량 감소에 따르는 이차적 장허혈(gut ischemia)에 의해 발생하는 전신적 내독소혈증 등이 심부전에 따르는 전신 염증 반응 생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급성 심근경색 동물 모델에서 신장의 대식세포 침윤 증가와 함께 신장 상피세포의 아포프토시스가 관찰되었다는 보고는 제1형 심신증후군의 발생기전에 염증 반응이 중요한 역할을 함을 제시하고 있다. 이외에도 심부전을 치료하는 과정 중 투여되는 ACE 저해제(angiotensin converting enzyme inhibitor),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angiotensin receptor blocker)에 의한 신장의 자율 조절기전의 저하, 폐부종을 감소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이뇨제에 의한 체액 감소, 또는 급성 관상동맥증후군의 진단 및 치료를 위해 흔히 시행되는 관상동맥조영술에 따르는 조영제 유발 신독성 등도 제1형 심신증후군의 발생에 기여한다.
진단은 급성 비대상성 심부전 혹은 급성 관상동맥증후군 환자에서 혈청 크레아티닌이 기저치에 비해 0.3 mg/dL 이상 상 승하는 경우 진단할 수 있으나 이들 환자에서는 흔히 고혈압, 심장 이상 등의 기저 질환에 의한 만성 신장병이 동반되어 있을 수 있으므로 소변 검사, 신장초음파 등을 통한 만성 신장병과의 감별 진단이 중요하다. 급
제1형 심신증후군의 치료에서 직접적으로 신장 기능을 개선시키는 치료는 없으므로 우선 심부전의 치료가 중요하다. 급성기에는 루프이뇨제 및 혈관확장제를 사용하여 심실 충만압을 적정수순으로 유지하면서 폐울혈을 감소시키는 일반적인 심부전의 증상 완화를 위한 치료를 한다. 그러나 과도한 이뇨제의 사용이 신 손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전기 생체 임피던스를 이용한 체액량의 평가, 심박출량 및 정맥압의 측정 등을 이용한 유도 요법(guided therapy)을 시행하며 신장 기능을 감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이뇨제만으로 전신적 울혈증상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에는 투석을 이용하는 한외여과를 고려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심부전의 치료에서는 증상 개선을 위한 치료와 동시에 심부전의 예후 개선을 위한 ACE 저해제 또는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 및 베타 차단제, 알도스테론 길항제 등의 치료가 시작되는데 ACE 저해제나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는 신 손상을 악화시킬 우려가 있으며 신 기능이 저하된 상태에서 이들 약제는 고칼륨혈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면밀한 관찰 및 선별적 사용이 요구된다.
2. 제2형 심신증후군
만성적 심장 기능이상이 있는 환자에서 신장손상이 발생 하는 경우를 제2형 심신증후군으로 정의한다.
하지만 제2형 심신증후군은 제1형 심신증후군이 발생하고 만성화되면서 진단되는 경우가 많고, 원발장기가 심장인지 신장인지 명확히 구분하기가 어려워 제4형 심신증후군과 감별이 쉽지 않다. 제1형 심신증후군과 마찬가지로 신장관류가 만성적으로 감소되는 것뿐 아니라 신장울혈이 중요한 기전으로 작용하며, 이뇨제, 혈압강하제 등 장기간의 투약이 신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신장관류가 저하되어 있는 고령, 만성신장병 환자에서는 prostaglandin, angiotensin 등의 호르몬의 증가와 신장의 보상기전으로 사구체여과율이 유 지되고 있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RAAS 억제제, 이뇨제 등을 투여하면 혈역학적 변화에 의해 신장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 하지만 약제투여 후 초기의 신장 기능 저하가 장기적인 신장기능에 악영향을 미치는지는 명확하지 않고 특히 심부전증 환자에서는 RAAS 억제제의 투여가 환자의 생존율을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으므로 초기에 크레아티닌을 자주 모니터링하면서 유지하는 것이 장기적인 예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진단은 만성 심부전 환자에서 만성적 신장 손상의 증거가 있는 경우이다. 즉 만성 심부전 환자에서 초음파 상에서 신장크기의 감소, 실질 echo의 증가 또는 신피질의 감소 등의 소견이 있거나 사구체 여과율의 감소, 소변 중 알부민 배설량의 증가 등의 만성 손상이 동반되어 있으면 진단할 수 있다.
3. 제3형 심신증후군
투석을 필요로 하는 심한 급성신손상 환자에서 만성신장병으로의 진행과 무관하게 관상동맥질환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으며, 이와 같이 급성신손상 발생 후에 급성으로 심장의 손상과 기능부전이 동반되는 경우를 제3형 심신증후군으로 정의한다.
급성신손상으로 발생하는 체액과다, 요독, 고칼륨혈증, 대사성 산증, 전신염증반응 등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아직까지 제3형 심신증후군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체계적인 임상연구가 부족하여 정확한 원인 및 유병율을 파악하기 어려우며 향후에 급성신손상 환자를 대상으로 심장초음파, B-type natriuretic peptide, troponin 등의 심혈관질환을 진단할 수 있는 임상지표를 활용하여 진 단과 예후, 치료에 대한 접근과 연구가 필요하다.
진단에 있어서는 혈청 크레아티닌의 상승 및 소변량 감소, 혈청학적 검사 등을 통해 급성 신 손상을 진단하고, 심장 이상은 심전도나 심장초음파 검사, troponin 등을 통해 진단한다. 소변 검사나 복부초음파 검사를 통해 만성 신장병을 감별하는 것도 진단에 도움이 된다. 치료는 급성 신 손상의 원인 인자를 제거하고 동반된 산 염기 평형, 전해질 이상을 교정하며 필요시에 혈액투석 혹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지속적 신대체 요법(continuous renal replacement therapy)을 시행한다.
4. 제4형 심신증후군
제4형 심신증후군은 모든 단계의 만성 신장병에서 동반된 심혈관계 질환으로 정의한다. 만성 신장병 환자는 나이, 성별이 맞는 대조군에 비해 심혈관계 사망의 위험이 10-20배 높으며 비교적 초기 만성 신장병 환자에서도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도가 유의하게
증가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성신장병 원인질환인 고혈압, 당뇨 등의 기저질환과, 신장기능 저하 시 동반되는 빈혈, 미네랄-골대사질환, 요독증, 체액과다 등이 심혈관질환의 악화원인이 된다. 투석을 하는 말기 신부전 환자에서는 투석막 혈액 접촉으로 인한 만성적인 보체계 및 백혈구의 활성, 내독소 혈증, 혈액투석 도관감염 등의 댜양한 원인이 직접적으로 전신적 염증 반응을 일으키며 심혈관계 위험 인자로 작용한다. 만성 신장병 환자에서 증가된 심혈관계 위험을 보여주는 바이오마커로서 N-terminal prohormone of brain natriuretic peptide (NT-pro BNP) 혹은 troponin T를 들 수 있다. 이들 바이오마커들은 만성 신장병 환자에서 체액량 증가를 반영하며 심혈관계 사망의 위험을 예측하는 데 있어 유용성이 보고된 바 있다. 제4형 심신증후군의 치료로는 우선 만성 신장병에 동반된 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계 활성의 조절을 위한 ACE 저해제 및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의 사용이다. 만성 신장병 환자에서 ACE 저해제는 심장병의 정도와 관계없이 심혈관계 생존을 증가시켰으며 ACE 저해제,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 혹은 베타차단제는 투석 환자에서 심정지(cardiac arrest) 이후 사망률을 의미 있게 감소시킨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만성신장병 환자의 사망원인 중 50% 이상이 심혈관질환과 연관되며, 말기신부전뿐 아니라 초기단계 의 만성신장병 환자들에서도 심혈관질환의 발생이 유의하게 증가된다는 여러 보고들을 고려할 때에, 만성신장병 환자들 진료 시에 심장기능에 대한 정기적인 모니터링과 투약 을 통해 이를 예방하고 치료하고자 하는 노력들이 매우 중요하다. 즉 항혈소판제제, RAAS 억제제, 베타차단제, 고지혈증치료제 등 심혈관질환의 예후에 이득이 있다고 알려진 약제들은 만성신장병 초기단계부터 적응증에 따라 적극 투여하는 것을 권장한다.
5. 제5형 심신증후군
심장과 신장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전신질환에 의해서 두 장기의 기능이상이 동시에 발생하는 경우를 제5형 심신증후군으로 정의한다. 패혈증, 아밀로이드증, 혈관염, 루프스 등이 원인이 되어서 심장기능이상과 신장손상이 발생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특히 패혈증으로 인한 다장기부전은 임상적으로 비교적 흔하게 경험하는데 전신적인 염증성 싸이토카인의 증가뿐 아니라 면역기능부전, 혈관내피세포 손상, 미토콘드리아 장애, 장투과도 증가 등 다양한 기전들이 병인으로 제시되고 있으며, 급성신손상과 심부전이 서로 악화요인으로 작용하고 사망률이 매우 높기 때문에, 초기에 집중적인 치료가 중요하다. 치료는 패혈증과 같은 기저 질환의 치료, 혈역학적 안정성 유지 및 지속적 신대체 요법 등의 장기 지지(organ support) 요법이다. 제5형 심신증후군에서 조기 지속적 신대체 요법(early continuous renal replacement therapy) 및 집중적 신대체 요법(intensive CRRT)이 적절한 요독 및 체액조절을 통해 심장 기능을 호전시킬 수 있는가에 대한 연구는 앞으로 더 필요하다.
조상경. (2016). 심신증후군. 대한내과학회지, 90(5), 378-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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